중국 옌볜과학기술대가 주최한 제10회 한족 학생 한글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이
6일 서울 서초구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옌볜과기대 '한글 글짓기대회' 수상자들 방한
“조선어(한글)가 왠지 노랫가락처럼 듣기 좋았어요.”
“조선어(한글)가 왠지 노랫가락처럼 듣기 좋았어요.”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제5중학교에 다니는 하오위신 양(15)은 한족 출신 중학생이다. 9년째 한글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하오양은 지난해 10월 옌볜과학기술대가 주최한 한족 학생 한글 글짓기 대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하오양을 비롯해 이 대회 수상자 15명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일정으로 옌볜과기대와 평양과기대를 후원하는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하오양은 한글 드라마 마니아인 어머니의 권유로 조선족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틈틈이 익힌 한국어 솜씨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하오양이 상을 받은 글의 주제는 ‘여행’. “누구나 인생이란 긴 여행에서 잠시 옆길로 새는 일이 있잖아요. 언젠가 원래 자신의 길을 다시 찾아 걸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적었습니다.”
지린성 조선족자치주 신동소학교에 다니는 쵸나잉 양(12)은 중국 동포 출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사용했다. 어릴 적 외할머니와 시골집에 살았던 기억을 되살려 ‘시골’을 주제로 글을 지었다. 쵸양은 “어머니가 너무 자랑스러워 했다”며 “다음번에도 한글 글짓기 대회에 꼭 참가하겠다”고 했다. 훈춘시 제1실험소학교에 다니는 리즈화 양(11)은 ‘가을’을 주제로 산문을 써 동상을 받았다. 가을 하늘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떼를 소재 삼아 가을의 정취를 글로 담았다.
옌볜과기대가 한족 학생을 대상으로 글짓기 대회를 처음 마련한 것은 2005년이다. 한국어과 교수들은 조선족자치주에 사는 한족이 유달리 한국어에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 해마다 대회에는 300명 가까운 이 지역 초·중·고교 및 대학생이 참여한다. 민자 옌볜과기대 한국어과 교수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늘어나면서 한국어는 제2외국어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며 “수상자 가운데 한국어를 전공하거나 한국 기업에 취업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