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 슈퍼리그에 한국 사령탑 열풍이 불었다.
리장수 감독이 문을 활짝 열었다. 1998년 중경력범의 감독으로 부임해 2000년 FA컵 우승을 이끌면서 '중경의 별'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이후 김학범, 장외룡 감독 등이 중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중경의 별'이었던 리장수 감독도 2006년 북경국안, 2012년 광주항대에서 중도 하차했고 김학범 감독은 2011년 하남건업, 장외룡 감독은 대련아르빈(2012년), 중경중능(2013년)에서 차례로 중도 사퇴했다.
2016년이 절정이였다. 슈퍼리그 16개 구단 가운데 5개 팀이 한국인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항주록성이 홍명보, 강소소녕이 최룡수, 연변부덕이 박태하, 중경력범이 장외룡, 장춘아태가 리장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5명의 지도자 가운데 중도 하차 없이 살아남은 감독은 박태하 감독이 유일하다.
홍명보, 최룡수, 장외룡, 리장수 감독은 모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이후 장외룡 감독은 2018년 하남건업을 맡았지만 다시 5개월만에 경질됐다.
지난해에는 K리그1 최고 명장이 중국행을 선택했다. 전북을 14년 동안 이끌며 K리그 감독상을 6차나 수상한 최강희 감독이 시즌 종료 후 중국으로 향했다. 천진권건의 모그룹 도산으로 우여곡절 끝에 대련일방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5개월만에 실업자가 됐다.
중국 구단들이 내세우는 립장은 대부분 '성적부진'이다. 전 시즌 괜찮은 성적을 냈더라도 이후 성적이 나쁘면 가차 없이 감독을 교체한다.
세계적인 명장을 영입하기 위한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2012년 광주항대는 리장수 감독을 경질하고 이딸리아 출신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데려왔다. 당시 광주항대는 슈퍼리그 1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른 상태였다. 최강희 감독의 경우에도 일찌감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부임설이 나돌았다.
이처럼 K리그를 대표하는 감독들도 중국에서 줄줄이 물을 먹었다. 한국 축구지도자들에게는 무덤과 같은 중국 슈퍼리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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