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람과 력사가 만난 곳…우리 성 최대의 민영박물관
부지면적 3만 1200평방메터, 건축면적 1만 2400평방메터, 12개 분관에 소장한 문물만 14만여점…지난 6일에 찾은 훈춘시홍색문화민속박물관은 개인이 투자해 개인 소장품으로 꾸려진 박물관이라는 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사람과 력사가 만나다
“다들 미쳤다고 했었죠. 투자는 많고 수익은 늦으니 말입니다.”
훈춘시홍색문화민속박물관 관장 우덕강이 박물관 창시자 민영기업가 하희성(68세)에 대한 평가이다. 박물관 건설에 투입된 자금만 4.6억원에 달하니 그럴만도 하다.
우관장이 들려준 하희성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료녕성 안산시에서 태어난 하희성은 일찌기 료녕성 여러 도시에서 부동산 개발로 상당한 자본을 축적했다. 2010년 연변 개발개방의 물결을 타고 훈춘을 찾아 창업하기 시작했다. 그는 호텔을 인수하고 문화미디어 회사, 륙교회사 등을 성립했으며 수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박물관 건설은 젊은 시절부터 문물이나 진귀품 소장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하희성에겐 숙명같은 일이였다. 수십년 간 소장해온 소장품 외, 하희성은 8년간 연변의 크고 작은 혁명유적을 답사하며 1000여건에 달하는 혁명력사문물을 수집했고 보유한 자산의 반을 털어 홍색문화민속박물관을 건설했다.
“소장품마다 그의 심혈이 들어있고 소장품마다 모두 그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우덕강 관장의 평가다.
1614명 개국장군과 홍일점
개국장군명록관은 가장 ‘홍색’박물관스러운 전시구역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개국장군명록관에는 새중국이 성립된 후 1955년 중국인민해방군에서 군계급제를 실행하면서 군계급을 수여한 1614명 중국인민해방군 고급 장령들을 소개한 전시관이다. 이중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원수 10명, 중국인민해방군 대장 10명, 중국인민해방군 상장 57명, 중화인민해방군 중장 175명과 중화인민해방군 소장 1362명이 포함된다.
흥미로운 건 이 1614명 장군 중 녀성이 딱 한명이라는 점이다. 이름은 리정, 호남 류양 사람인 리정 장군은 1955년 중국인민해방군 소장 계급을 수여받았다. 그녀는 추수봉기, 토지혁명전쟁, 장정, 항일전쟁, 전국해방전쟁, 항미원조 전쟁에 참가했으며 건국 이후에는 군사검찰원 부검찰장을 지냈다.
2만 5000리 장정길의 험난함을 형상화한 꾸불꾸불, 오르락내리락한 나무잔도를 따라 걸으며 개국장군들의 일대기를 사진과 함께 훑어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다.
박물관이 가진 또다른 ‘보석’ 몇개
훈춘시홍색문화민속박물관에서 가장 기대되는 공간은 여기였다. 화하기예관, 박물관에서 가장 고가의 소장품이 진렬된 공간이여서라고 하면 속물스러울가? 우덕강 관장이 소개한 박물관 소장품 중 최고가를 호가하는 소장품은 매목 구룡의자(乌木九龙椅)였다. 매목은 2000년부터 4만년 전 고 사천 지역에서 지진, 홍수,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지상의 나무를 강바닥이나 저지대로 매몰시켜 수천, 수만년간 탄화되여 형성된 것으로 현재 그람당 가격이 황금을 훨씬 초과하는 고가의 목재이다. 이곳 화하기예관에 소장된 매목 구룡의자는 승천하는 아홉마리의 룡이 조각된 의자이며 하희성 선생이 사천 문천 지진 재해구조 현장을 4차례 찾아 이재민들을 도우며 구룡의자 원 소장자를 감동시켜 입수한 것이다.
화하기예관에는 매목 구룡의자 외 하희성 선생이 30여년간 수집한 기목, 기옥, 기석, 기서 등 진품이 전시돼 있다. 그중에는 진귀목조각 작품 13종과 옥조각, 원석 조각 작품 33종이 포함된다.
그밖에 가장 최근에 개방된 동북항일련군영렬기념관, 500명 장군들의 서화, 촬영작품을 소장한 장군서화관과 장군촬영관, 훈춘력사관, 10개 조대의 류통 화페를 소장한 화하화페관도 볼만하다.
글·사진 박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