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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5-23 12:29
20조원 중국 시장을 놓고 "신씨 형제" 백두산물 전쟁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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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백두산 샘물로 13억 물 시장 공략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의 중국 현지 자회사인 롯데장백음료는 지난 5월 초 중국 길림성(吉林省) 백산시(白山市)에서 퍼올린 백두산 샘물을 중국 시장에 내놓았다. 백두산 샘물에는 ‘백산지(白山池)’란 브랜드를 붙였다. 롯데 측은 중국 현지에 진출한 유통계열사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시범 판매를 하며 시장 반응을 타진 중이다. 롯데가 백두산 샘물로 중국 물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성기승 홍보팀장은 주간조선에 “한국에 들여오는 ‘백두산 하늘샘’과 같은 물로 백두산 샘물을 생산해 한국에 들여올 때부터 중국 내수 판매 계획을 함께 갖고 있었다”면서 “시장 반응에 따라 본격 출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중국 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형제 기업인 농심과의 한판 승부도 불가피해졌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농심의 신춘호 회장은 형제간으로, 신춘호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다섯째 동생이다. 농심은 2011년부터 백두산 샘물을 퍼서 ‘백산성수(白山聖水)’ ‘백산수(白山水)’ 등의 브랜드를 붙여 중국 현지에서 판매해 왔다.
   
   ‘신씨 형제’의 13억 물 시장 공략이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음료소비 특성 탓이다. 물을 끓여 차(茶)를 타서 마시는 중국인의 음료소비 특성상 생수 소비는 곧 음료소비와 직결된다. 실제 포장음용수(먹는 샘물)가 전체 음료 생산량(약 1억5000만t)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가 넘는다. 중국음료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포장음용수의 연간 생산량은 6651만t에 달한다. 과거에는 수돗물이나 냇물을 길어서 차를 타 마셨지만, 요즘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먹는 샘물을 끓여 차를 타 마신다.
   
   이로 인해 먹는 샘물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음료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먹는 샘물은 19% 성장률을 기록, 전체 음료 시장의 성장률(17%)을 추월했다. 지난해 중국 포장음용수 업계의 전체 시장 규모는 연 1200억위안(약 19조8000억원)이다.
   
   현재 롯데는 백두산 아래에 있는 길림성 백산시 장백(長白)조선족자치현의 마록구진(馬鹿溝鎭)에서 백두산 물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이 물을 퍼올리는 곳은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안도현(安圖縣) 이도백하진(二道白河鎭)이다. 롯데와 농심 모두 백두산 천지(天池)에서 발원한 물로, 수원지는 모두 조선족 자치지역에 속한다. 다만 칼륨과 마그네슘 등 각종 함유 성분에서는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중국이 장백산(長白山·창바이산)으로 부르는 백두산 일대는 중국의 5대 생수 수원지 중 하나다. 압록강, 두만강, 송화강 등 세 강의 발원지로 수량이 풍부하고 깨끗하다. 과거 열악한 교통이 걸림돌이었으나 최근 물류망이 개선되며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먹는 샘물 업계 선두권인 농푸산췐(農夫山泉), 와하하(娃哈哈), 캉스푸(康師傅)가 2000년 초부터 차례로 백산시 정녕현(靖寧縣)에 취수 공장을 세워 백두산 샘물을 취수해 왔다. 이에 “백두산 지하수가 고갈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될 정도다.
   
   ‘신씨 형제’들 역시 백두산 현지의 생수 업체에 투자를 하는 식으로 샘물을 생산 중이다. 생수 브랜드로는 모두 ‘백산(白山)’이란 이름을 붙였다. 백산은 한국과 북한에서 부르는 ‘백두산’과 중국에서 부르는 ‘장백산’에서 따온 약칭이다. 한국명인 ‘백두산’을 중국 시장에서 사용했을 경우 자칫 초래할 수 있는 중국 소비자들의 반감을 미리 경계했다고 얘기된다.
   
   롯데와 농심이 중국 시장에 유통시키는 먹는 샘물 물량은 기존에 국내로 들여오던 백두산 샘물을 중국 시장으로 돌려서 판매하는 것이다. 롯데는 2012년 10월 ‘백두산 하늘샘’이란 생수를 국내에 유통시키고 있다. 농심 역시 ‘삼다수’ 유통권을 강제로 회수당한 뒤, 2012년 12월부터 ‘백산수’란 브랜드의 백두산 샘물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와 농심의 13억 물 시장 공략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먹는 샘물 시장은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막강한 유통망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코카콜라를 비롯 스위스 네슬레, 프랑스의 다농 등 세계 굴지의 식음료 기업들도 각각 ‘빙루(氷露)’ ‘췌차오(雀巢)’ ‘이리(益力)’ 등의 브랜드로 진출해 있다. 먹는 샘물 업체들만 줄잡아 500여곳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이 중 ‘캉스푸’ ‘농푸산췐’ ‘와하하’ ‘이바오(怡寶)’가 업계 선두다. 현지 토종 업체인 농푸산췐과 와하하는 기존 생수기업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빨간색 병 포장을 도입한 토종 마케팅으로 성공했다. 빨간색은 생수의 맑고 투명한 이미지와 거리가 있어 해외 생수기업들은 대개 사용하기를 꺼린다. 하지만 농푸산췐과 와하하의 빨간색 포장은 적중했고,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늘렸다.
   
   1996년 상하이를 발판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농심은 한인타운을 위주로 물 시장을 늘려 왔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아파트 판촉은 물론, 생수배달 서비스를 병행해 왔다. 과거 제주도개발공사와 함께 생산한 삼다수를 일부 유통시키며, 생수 판매 노하우를 쌓은 것도 농심의 장점이다.
   
   진출 초기인 롯데는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등 유통계열사를 최대한 활용해 유통망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마크로를 인수하며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소득수준이 높은 동부연해를 거점으로 105곳의 매장을 갖추고 있다. 최근 한국 브랜드 제품이 합리적 가격대의 고급 제품(매스티지)으로 인정받고 있는 점은 롯데와 농심 생수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일례로 과거 농심이 유통하다가 광동제약에서 판매하는 제주산 ‘삼다수’의 경우 중국의 유명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프랑스의 ‘에비앙’ ‘볼빅’과 거의 동급의 대접을 받는다.
   
   다만 소득수준이 낮아 여전히 저렴한 물을 선호하는 것은 한 가지 걸림돌이다. 중국의 생수 시장 역시 지하수를 정화한 ‘순정수(純淨水)’ 위주로 형성돼 있다. 순정수는 지하수를 걸러 병에 넣은 샘물을 뜻한다. 대도시 주변에서 생산해 운반비 등을 줄일 수 있다. 순정수는 중국 생수 시장의 약 50%를 차지한다.
   
   순정수는 광천수에 비해 물맛이 밋밋하고, 함유된 각종 미네랄 성분도 광천수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얘기된다. 이에 “중국 생수 업체들과 정면 대결을 벌이기보다 품질과 브랜드를 앞세우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생수 시장에서는 ‘짝퉁 생수’들도 여전히 활개치는 상황이다. 철저한 품질관리가 더욱 요구되는 것. 농심 홍보실의 장재구 차장은 “백산수의 경우 이제 1년 정도 지난 판매 초기 단계지만, 한인 시장에서는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며 “올해는 중국 현지 대형마트인 다룬파, 까르푸, 로터스 등에서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중국 물 시장 진출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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