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김광진 “VIP가 영상 좋아해” 발언 놓고
새누리 “자진 사퇴” 요구하며 국정조사 중단
지켜보던 희생자 가족 “싸우지 말라”고
말리자
조원진 “당신 뭡니까…유족이면 가만히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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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간사, 유족과 말다툼>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맨 오른쪽)가 2일 낮 해양경찰청장의 기관보고를 받던 중 회의를 중지하고 나오다, 회의장 들머리에서 회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항의하는 유족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 사흘째인 2일,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4시간 반 동안 국정조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야당은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세월호 참사 책임론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목 잡기’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해양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조 기관보고는 오후 3시부터 7시30분까지 4시간 반가량 파행을 겪었다. 발단은 이날 오전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이 청와대와 해경 상황실 사이의 녹취록에 대해 이야기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현장 중계영상을 좋아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다. 김 의원은 “사고 당시 (청와대에서) 해경에 다른 일을 그만두고 계속 영상을 보내라고 요구했다”며 “‘브아이피(VIP·대통령)가 그걸
제일 좋아하고,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 그것부터 하라’고 끊임없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브아이피가 영상을 좋아한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있냐”며 “새빨간 거짓말이다. 사과를 하기 전에는 (기관보고를)
진행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말은 없었다. 그 부분에 사과하겠다”고 인정했으나,
여당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조원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특위가) 공식적으로 사과 요청을 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고,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사과를 (이미) 하지 않았냐”고 항의하며 언쟁을 벌였다. 이어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고의성 없이는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가세하자, 김현미 의원은 “(여당 의원들의) 천박함과 경박함에 참을 수 없다”고 맞받아치면서 국정조사장이 시끄러워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원진 의원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싸우지 말라”고 말리는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당신 뭡니까”라고 말했고, 이들이 “유가족”이라고 밝히자 “유가족이면 좀 가만히 있으라”고 고성을 지르면서 소란이
일었다.
급기야
새누리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 8명이 김광진 의원의 특위 자진사퇴를 요구하면서 오후 3시부터 기관보고가 중단됐다. 국회에 나와 이를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한쪽이 말실수한 것은 서로 확인하고 넘어가면 될 부분인데 이해할 수
없다”며 “가족들과 기자, 피감기관 직원들이 다 보고 있는데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특위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김광진 의원이 실수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다”면서도 “새누리당이 이를 정쟁으로
몰아 국정조사를 파행시키는 것은 세월호 참사 책임이 있는 대통령을 과도하게 보호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백두산여행동호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