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시 연서거리의 즐비한 식당가 골목사이로 조금은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목공방이 자리잡고 있다. 알록달록한 나무판을 바탕으로 귀여운 고양이 그림까지 더해진 간판은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5일, 호기심을 자극한 ‘야옹이목공작업실’에 들어서니 작업에 몰두하고 있던 리한걸(32세)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깔끔하게 정리된 목공방 내부는 그의 첫인상처럼 단정하게 꾸며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업에 쓰이는 공구들도 벽면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고 톱밥 하나 남기지 않은 바닥은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리한걸씨의 소개에 따르면 자체 제작 가구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목공작업실이 운영된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고 한다. 길림농업대학 경제학부 출신이며 일본에서도 경제학 연구생 공부를 이어갔던 그가 왜 목공 분야에 뛰여들었는지 궁금했다.
“학교 졸업후 직장에서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겠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인 저에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헌데 지금 하고 있는 목공은 그런 분야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볼수 있죠. 저는 목재가 가져다주는 편안함이 정말 좋았어요. 꾸밈없이도 자연스러운 미를 뿜어내는 나무는 무엇보다 친환경적이라 더욱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주변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그 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창조해내는 것이 리한걸씨가 추구하는 인생이였다.
원래 목공에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무와의 인연이 닿기 까지는 오랜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2013년 일본 대지진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류출상황을 전해듣고 나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소 마음이 잘 맞았던 형님과 함께 연변대학 복무중심 부근에 악세사리 가게를 운영하면서 또 다른 삶을 계획했었죠. 의외로 반응이 뜨거워 두개의 분점을 추가하게 되였고 가게 내부의 전렬가구에 쓰이는 돈을 절감하기 위해 직접 가구제작에 나선 것이 발단이 되였습니다.”
리한걸씨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작품들이 탄생할 때마다 “나도 하면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목공애호가협회포럼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자습의 길을 선택한 그는 1년 정도의 꾸준한 노력과 실천으로 목공생활의 기반을 닦으며 점차 악세사리가게 사장님에서 ‘야옹이목공작업실’ 주인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현재 작업실에 있는 모든 공구와 기계설비들은 매 하나의 작품을 탄생킨 후 얻은 수익으로 바꿔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한다.
여느 목공처럼 나무를 자르고 다듬으면서 순수한 로동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그에게 작업실은 남다른 애정이 가는 공간이다. 온통 나무로 장식된 작업실 내부는 친근하면서도 따사로운 느낌을 안겨준다. 곳곳에 보이는 창의적인 재활용 아이템도 눈길을 끈다.
“세상 모든 사물은 가치가 있습니다. 그동안 만들어놓은 작품들을 보며 작업실을 방문하셨던 분들의 옛물품 제공은 줄을 잇고 있습니다. 더욱 아름다운 가치를 발굴해 내주길 바라는 그들의 작은 소망을 실현시켜주면서 더욱 뿌듯함을 느낍니다.” 수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서 목공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어낼 수 있었다.
작업실을 방문했던 사람들의 빠른 입소문을 통해 요즘 이곳저곳 리한걸씨를 수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날따라 증가하는 주문량과 관심도를 지켜보며 충분한 가능성을 실감했다는 그는 현재 연길시 만달광장 부근에 전문 가구공장을 이미 갖춘 상태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체 제작 가구 전시룸도 오픈 기획중에 있다고 한다. 리한걸씨는 “큰 도시 못지 않은 수요를 갖춘 곳이 연길이라며 앞으로 자체 제작 가구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