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와세다대학교 권향숙 박사

　　일본 도쿄에서 와세다대학교 지역·지역간 연구기구 초빙연구원 권향숙 박사는 조선족이동사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권향숙(45·여·사진) 박사는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 재일 조선인 3세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조선학교를 졸업하고 동북아조선족의 이동과 네트워크형성에 관한 연구로 2008년에 일본 조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권 박사는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입법조사원, 한국 전남대학교 연구 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일본 와세다대학교 지역·지역간 연구기구 초빙연구원을 맡고 있으며 조선족 이동사를 전문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동하는 조선족'(일, 한문) 등 수편이 있다.

　　권 박사가 조선족 이동사를 연구하기까지는 이런 사연이 깃들어 있다.

　　재일조선족들의 '동아리마당', '천지협회' 등 조선족 민간단체와의 접촉에서 재일조선족 유학생들이 세계와 자기의 삶을 결부시키며 밤늦게까지 논의하는 '만남의 마당'에 감격되었다.

　　90년대 초는 개인의 삶을 추구하는 때인 데도 조선족들은 개인만이 아닌 개인의 전도와 세계를 이어놓는다는 것이 아주 돋보이면서 중국 조선족의 형성과 배경 등에 궁금해 했다.

　　따라서 일본에서 중국 조선족 유학생들과 사회인을 접촉할 기회가 많은 것을 계기로, 1996년부터 조선족의 이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본격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서도 친할아버지 고향인 한국 경상북도의 동과리까지 본적이 같은 중국 조선족 3세를 만난 것이 이후의 연구방향을 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시기적으로는 1983년 나카소네 내각의 '유학생 10만 명 수용계획'이 발표된 후 유학생 일본 입국이 정점을 이루던 때 자기와 같은 세대인 중국 조선족 3세친구가 할아버지와 똑같은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함에 놀라 학문적 관심으로 1996년부터 중국 동북 지역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중국 지린성 연변을 대표로 한 동북3성 지역을 수차례나 방문하면서 조선족의 사회적, 역사적 배경 등을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조부모시대에 한 마을의 사람중 무엇 때문에 일부 사람들이 일본으로, 일부 사람들은 중국으로 이동하게 되었는가에 처음의 놀랍던 느낌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나의 소박한 의문으로 변하면서 지금까지 조선족이동사를 전문 연구 과제로 택하게 되었다.

　　권 박사는 최근 한국에서 '일본 조선족사회 형성과 발전'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일본에서 조선족 사회의 형성의 첫 걸음은 지난 80년대 일본의 '유학생 10만 명 수용' 정책에 따라 중국의 국비와 사비 유학생 일본 진출이 시작된 후 90년대 중반부터 일본에서 보증인제도를 폐지하면서 중국 조선족들이 친척이나 기타 인문관계가 있으면 노동자, 국제결혼 등으로 일본에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일본기업 및 조선족 기업의 모집에 응한 중국 조선족 IT전문직 종사자들이 중국에서 출근하다가 기업을 따라 일본으로 전근했거나 일본에서 취직으로 조선족들의 일본진출 늘어나고 그에 따라 후세탄생, 부모동거 등으로 일본에서의 조선족 수가 크게 늘어났다. 일본에서의 조선족 사회 형성의 기초는 처음의 소규모 유학생 엘리트로부터 지금의 다층화, 다양화로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일조선족의 장점과 관련해 "조선족들이 일본어를 아는 것도 있지만 다민족 국가에서 왔기에 아주 적응력이 강하다. 조선족들이 일본에 진출한 후 단시일 내에 기업을 운영한다는 자체가 능력이 상당하기로 놀라울 정도다"면서 "조선족들이 일본의 기업인으로, 일본 주류 사회와 상층에 진출하여 활동하는 인물들이 많은 데 이런 현상을 동아시아에서 살펴보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