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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1-13 11:33
무거운 죽움을 지켜온 2200년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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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죽음을 지켜온 2200년




‘남방의 인재, 북방의 장군, 섬서의 황토는 황제를 묻었다(南方的才子,北方的将,陕西的黄土埋皇上)’

서안을 찾으면 누구에게서든 꼭 한번은 들을 수 있는 말이다. 13개 조대의 수도, 총 72명의 황제가 서안에 묻혔으니 정말 딱 들어맞는 말이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진시황릉이다. 통일중국의 첫번째 황제였으니 구태여 설명할 필요도 없다. 여전히 발굴작업이 미뤄지고 있는 진시황릉의 신비함 때문인지, 진시황릉에선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비롯된 놀라움 때문인지 진시황 병마용은 지난 세기 70년대 발견되여서부터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구구절절하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병마용박물관의 년간 입장료 수입이 10억원에 달하고 그동안 다녀간 국내외 지도자들이 200명을 초과한다는 이런 통계수자만 봐도 이곳의 인기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병마용구경에 안내자는 필수

40분과 3시간, 병마용에서 안내자가 없을 때와 있을 때의 관람 시간 차이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긴 하지만 말이다.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감상의 안목이 확장되는 경험은 놀랍다. 해설을 통해 알게 되는 건 병사용은 왜 하나같이 키가 큰지, 가장 키가 큰 병사용의 키는 얼마나 되는지, 병사용은 왜 종아리부분만 속이 꽉 찼는지, 동전차는 왜 복사본이 전시되였는지, 2000여년 전 진나라 시기의 흙을 만지면 어떻게 좋은지, 병마용은 총 몇개가 되는지, 몇번의 파괴가 있었는지 등이 있다.

우리가 매스컴이나 사진을 통해 가장 흔하게 접한 병마용의 모습은 1호 갱이다. 1호 갱은 발굴작업이 한창인 고고작업 현장 느낌이 다분한 곳이다. 그 어떤 조명도 없이 천정을 뚫고 들어오는 자연의 빛으로 최대 규모의 병마용의 형상과 질감과 느낌을 가장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곳 병사용은 보기엔 비슷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다르다. 세련된 느낌의 미남, 해학미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웃긴 상도 있다. 한결같이 외까풀 눈이라는 점도 무척 흥미롭다.

3호 갱은 1호 갱에 비해 장관은 아니지만 군사지휘부로 추정되는 만큼 장군의 것으로 보이는 채색된 전차 1대와 갑옷 입은 보병용 64건, 마용 4건이 출토되였다. 그중 몇개는 유리박스에 좀 더 세심하게 전시돼있다. 절제된 조명 속 병사용은 미처 알지 못했던 표정까지 드러나보이는 듯 예상과 다른 볼거리를 선물한다.


병마용 발견자 쟁탈‘전’

병마용에 가면 그 발견자를 만나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안내자에게서 정말 운이 좋다는 말을 들으면서 엄청난 우연인 듯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다. 도서 출간 싸인회에 모셔왔다는 최초 발견자, 우리 일행이 만난 사람은 나중에 검색해봐서야 알았지만 62세 양고건, 1974년 병마용 발견 당시 9명중 한명으로 주장하고 있는 사람이다. 지난 세기 80년대 사망한 그의 부친 양문해와 병마용 발견자를 놓고 쟁탈‘전’을 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44년 전, 세상을 놀래운 병마용을 발견하고 고작 30원의 포상금을 받았다는 양씨 농민, 그렇게 미담으로만 남은 줄 알았던 병마용 발견자는 끝없는 분쟁을 불어일으켰다. 1998년 미국 대통령 클린톤과의 만남으로 일약 진시황병마용박물관 명예 관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양지발, 그의 유명세가 불만이였던 서양촌 촌민들, 1호 갱, 2호 갱, 3호 갱에서 각각 친필싸인 도서를 판매하는 데 투입됐던 발견자들…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병마용발견자 분쟁도 발견자 9명 대부분이 80세를 넘기며 사그라들고 있다.

력사 속 인물의 삶은 흐릿한 문자기록 너머에 있지만 그가 죽어 누운 자리 앞에서 그의 삶을 생각하는 일은 그가 실재했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환기시켜준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진시황병마용은 한번쯤은 가봐야 하는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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