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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1-31 23:13
내 애인의 이름은 김점순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49  
내 애인의 이름은□ 김점순

 

금방 대학을 졸업한 젊은 후배한테서 이런 말을 들었다. 후배의 한 친구가 만난 지 100일 되는 기념일에 남자친구한테서 꽃바구니를 받았다. 그런데 꽃바구니를 뒤져보다가 가락지가 기어이 나오지 않자 꽃바구니를 확 메치고 남자친구와 헤여졌다는 것이였다. 그런 일로 헤여질 리유가 다 되느냐며 내가 눈이 휘둥그래지자 후배의 말이 자기의 녀자를 위해 한번 돈 쓰지 않는 남자는 앞으로도 돈을 쓰지 않을 거라며 친구의 소행이 되려 리해가 간다는 것이였다.

 

 

 

갑자기 일본에서 생활한 지 오래된 친구가 일본 녀인들에게 애인은 현금인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남편이 뼈 빠지게 일한 돈을 현금인출기에서 뽑아내 쇼핑하는 것이 그녀들의 행복인데 남편보다 현금인출기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였다. 당시 나는 자본주의 나라여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다면 사랑의 꽃바구니에서 가락지를 찾던 젊은 후배에게도 애인의 이름은 가락지였을가?

또 요즘 이런 말을 들었다. 한 젊은 커플이 사소한 일로 싸우게 되였다고 한다. 남자는 용서와 화해를 바라는 문자를 길게길게 써보냈다. 답장이 없자 이번엔 온갖 미사려구를 동원하다가 하트까지 날렸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 지쳐서 ‘미안해’라는 제목 아래 위챗 돈봉투를 날렸더니 ‘딩동’ 하는 돈봉투 수락하는 소리와 함께 무려 몇초 사이에 대뜸 용서를 상징하는 스마일 표정이 뜨더라는 것이였다. 요즘 애인의 이름은 빨간 위챗 돈봉투일가?

100일 기념일에 바친 타오르는 백송이 장미만으로, 용서를 바라는 진심이 담긴 100줄의 편지만으로 녀인의 애인으로 되기에는 부족한 것일가? 달콤한 딸기맛 사탕뽀뽀보다도 가락지키스가 필요하다. <생일>라는 노래를 목이 터지게 불러주기보다 돈다발이 줄줄 흘러나오게 하는 남자의 생일 축하 이벤트야말로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아무 날도 아닌 평일에 커피숍에서 빵을 먹을 때마저 포크로 은근히 빵 속을 파헤쳐보고 싶게 하는 남자의 랑만이 수요된다.

결코 정신적인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경제적 가치로 사랑의 무게를 가늠하는 시대이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80, 90년대 우리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것 같았다.

당시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데이트를 약속할 때면 103호 침실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남자친구가 녀자친구를 불러내는 신호였다. 노크소리가 굵은가, 가는가, 긴가, 짧은가에 따라 우리는 누구의 남친인지 귀신처럼 알아맞추었다. 길송이다, 정호다, 성철이다…

그냥 순수한 노크소리만으로도 애인이 되기엔 넉넉하였다.

한번은 우리 침실 녀자애가 남자친구와 싸우고 앵돌아지게 되였는데 그날 밤 남자친구가 비 속에서 우산도 없이 흠뻑 젖어가며 그녀가 나오기를 밤새 기다렸다는 소식을 듣고 녀자애 마음은 봄물 녹듯이 사르르 풀렸다.

그냥 진심 어린 마음 하나만으로 애인이 되기엔 넉넉하였다.

밤을 패가며 쓴 한장의 련애편지로, 뿌쉬낀의 시 한수로 사랑을 고백하기에 넉넉하였으며 종이학 천마리로 사랑의 감동을 주기에 넉넉하였다. 아주 간혹 조건을 따지는 친구들이 있긴 했었는데 그때면 모두 이상야릇한 눈빛을 보내군 했었다.

당시 사랑이란 순수함과 달콤함과 진실함 그 자체였다. 그런데 요즘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은 젊은 세대들에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전설이라 할가?

책에서 본 구절이 생각난다.

“사랑을 할 때 조건을 보고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조건 때문에 나중에 헤여지게 됩니다.”

어느 한번 결혼식장 예약을 도와달라는 외지 친구를 돕느라 례식장에 찾아갔더니 아뿔싸 이름있는 례식장마다 예약이 1년 후까지 꽉 차있었다. 고민하고 있는데 례식장 사장이 웃으면서 “깨지는 커플들이 꼭 있으니 자리가 날 거다.”라며 신심에 차 말하였다. 당장 결혼할 남녀도 함에 넣는 돈액수 때문에 유리장처럼 깨진다거나 지어 웨딩촬영까지 마쳤는데도 금붙이 하나로 짤랑 깨진 사례가 적잖으니 이제 누군가 례식장 물리러 오면 전화를 주겠다며 련락번호를 남기라는 것이였다.

요즘 리혼하는 사람들이 거의 매일 공항대기실처럼 길게 줄을 섰다고 한다. 최근에만 해도 아는 사람 몇이나 리혼을 하였다. 그중에는 ‘우린 행복하게 잘살겠습니다.’라는 글씨가 새겨진 원앙새가 그려져있는 청첩장을 직접 가슴에 안고 희소식을 알리느라 달려오고 또 신혼려행의 꿀처럼 달달한 모습을 하루에도 수십차씩 모멘트에 담아올리던 올봄에 갓 결혼한 젊은 부부도 있었고 지어 재혼한 70대 로부부도 있었다.

물론 녀자들의 문제만은 절대 아니다. 요즘은 남자들도 녀자를 소개할라치면 “뭐하는 녀자인가?”부터 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주변에서 “걔 녀자 잘 만났더라. 가시집에서 뭐뭐 해준다더라.”며 잔뜩 부러워하는 눈치이다. 얼마 전 들은 말인데 나이가 푸술한 남자들이 모여서 하는 말이 “퇴직금이 있는 녀자면 집에서 밥하며 살아도 좋겠다.”고 하더란다. 한번 혼인에 실패하고 재혼을 꿈꾸던 한 중년남자가 녀인을 만난 뒤 한쪽으로 충전하며 영상채팅까지 하며 사랑을 전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헤여지자고 하기에 녀자가 리유를 물었더니 글쎄 “나를 해준 게 뭔가? 남들처럼 차를 사줬는가?”라고 하더라는 것이였다.

조건적인 사랑에 지나친 욕심을 부린 결과 마치 빵-빵- 부푼 고무풍선처럼 사랑의 하늘을 날기도 전에 풍비박산이 난 것이 아닐가?

“이 사람 절대 고생시키지 않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살겠습니다.”라는 한마디보다 아빠트가 마련되였다, 차가 있다, 년봉이 얼마다…라는 말이 더 빛나는 백년의 약속이 되였다.

사랑의 유효기는 생우유처럼 짧고 사랑의 무게는 눈꽃처럼 가벼워져가고 있는 슬픈 시대, 요즘 우연히 모멘트에 올려져있는 미혼이 리혼을 말하다는 구절을 읽으며 섬찍해났다.

요즘 내 애인의 이름은 무엇일가?

뚝딱- 하면 보물이 와르르 쏟아져나오게 할 수 있는 전래동화 속의 도깨비방망이일가?

엘리베이터 아빠트 나오라 뚝딱- 차키 나오라 뚝딱- 금은장식품 나오라 뚝딱- 밍크코트 나오라 뚝딱- 브랜드빽 나오라 뚝딱- 집조에 이름을 써넣어달라 뚝딱- 지어 결혼식날 녀자집 하객 음식상마저 계산해달라 뚝딱…

그런데 전래동화 ‘도깨비방망이’에서 욕심 많은 동생은 되려 두들겨맞지 않았던가?

요즘 우리의 사랑은 힘겨운 보리고개를 넘고 있다.

그냥 길송이, 정호, 성철이… 이런 순수한 이름 몇글자만으론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파도처럼 부서져가는 가여운 나의 애인, 내 애인의 이름은 정녕 무엇이여야 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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